강해
본문 비평
김태정 목사약 32분 분량

역사를 통하여 보존해 온 <성경>의 여러 자료는 모두 원 저자의 자필본이 아니라 사본이며, 또한 번역본입니다. 수차례 언급한 바처럼, 우리가 현재 읽고 있는 <성경>은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복잡한 본문 구성 과정을 거친 결과로 완성된 것입니다. 따라서 서기관들이나 필경사들이 번역이나 필경, 그리고 편집 등의 작업을 통해서 고의(故意)나 부주의 등으로 인하여 <성경> 원본(만일 있었다고 한다면)의 변경이나 파괴가 있었을 것이고, 그 결과 내용이 난해하게 되었거나 또는 기존의 다른 사본들과는 다른 내용을 담게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본문 파괴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보관상의 실수를 빼놓을 없습니다. 예컨대, 오늘날 “광개토 대왕비”나 “진흥왕 순수비”의 보존 상태가 어떤 지를 연상해 보면 이점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 시대를 걸쳐 <성경>을 연구해 오던 학자들은 사본이나 역본들이 지닌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설명을 마련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느꼈을 것이고, 동시에 현존하는 여러 사본들을 비교 연구하여 본문의 원래의 의미에 가장 가까운 본문을 재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학문적 시도를 “본문비평”(本文批評)이라 부릅니다.
“본문비평”은 계몽시대 이후 발전해 온 소위 고등비평(高等批評)의 제 방법들에 대하여 흔히 “저등비평”(低等批評)이라 부르는데, 그것은 이 비평 방법이 지닌 학문적 가치가 열등하다는 뜻에서가 아니라, 고등비평 학자들의 학문적 관심을 적게 끌었다는 점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고등비평의 제 방법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몇 장에서 다루게 될 것입니다.
본문비평의 관심사는 <성경>의 본문 그 자체에 대한 언어학적 및 문법적 연구에 주로 국한하고 있습니다.
1. 전제
“본문비평”의 전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본문 변조와 파괴
2) 다양한 전승
1-1. 본문 변조와 파괴
현존하는 <성경>은 <신구약>을 막론하고 모두 사본이며, 사본의 과정에서 자의든 실수든 본문의 변조가 있었으며, 또한 이러한 사본들을 오랫동안 보존하여 오는 과정에서 잘못 취급함으로써 본문의 파괴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본문의 의미를 재구성하거나 난해한 구절을 바르게 이해하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됩니다.
1-2. 다양한 전승
<성경>의 각 사본들이 어느 한 신앙 공동체의 산물이 아니라, 각 사본이 다양한 전승들의 산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구약>의 대표적 사본 중에서 <사마리아 오경: Samaritan Pentateuch>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전승(작품)이며, <칠십인 역: Septuagint>은 알렉산드리아 지역의 전승이며, <맛소라 사본: Masoretic Tect>는 바벨론 지방에서 발달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약>의 특정한 책이 어떤 전승에 속하는지를 밝히는 작업도 중요한 학문적 과제임에 틀림없습니다.
2. 정의와 목적
학자들마다 다소간 학문적인 관심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크게 아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2-1. 본문의 재구성(textual reconstruction)
<성경> 본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의 원문을 재구성하지 않고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구약>의 본문 비평이란, 현존하는 여러 <히브리 사본>과 번역본을 비교 연구함으로써, 본문의 난해한 구절들을 바르게 이해하고, 아울러 오랜 세월에 걸쳐 히브리어 본문에 들어오게 된 오류들을 제거하여 원 형태나 원 의미에 가장 가까운 본문을 재구성하는 것이 일차적 목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2. 본문 변조의 역사(history of textual variation)
원문에 가장 가까운 본문을 재구성하려는 작업의 궁극적인 목적이자, 한계는 결국 가장 오래된 사본을 추정하는 것이며, 아울러 이러한 작업에는 필연적으로 본문 변조의 변천사를 알아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성경> 형성 과정을 알게 되는 부수적인 학문적 결실도 있습니다.
3. 본문 변조의 요인들
3-1. 서기관들의 과실(typographical errors)
의도적이 아닌 본문 변조의 원인들로서는 전쟁이나 기타 천재지변 등에 의한 본문의 상실, 파괴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사람에 의한 변조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에 의한 변조의 가장 큰 요인들로서는 역시 원본이나 사본을 필경(筆耕)할 때에 들어오게 되는 기록 과실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실은 피곤함이나 부주의 또는 필사체가 좋지 못한 필경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오류들은 아래에 열거한 바와 같습니다.
1) 비슷한 철자들에 대한 혼동
‘히브리’어 알파벳에는 아주 비슷한 형태를 가진 자음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1) ב(베트)와 כ(카프); (2) ר(레쉬)와 ך(카프); (3) ה(헤)와 ח(헤트)와 ת(타우); (4) י(요드)와 ו(와우); (5) ץ(차드)와 צ(아인); (6) שׂ(신)과 שׁ(쉰). 이들 자음들이 오늘날처럼 정확한 인쇄체(印刷體)로 보존되어 있지 않는 한 필경의 실수는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사본 여하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남게 될 것이며 전승으로 굳어지게 될 것입니다. 예컨대, <맛소라 사본>과 <쿰란 사본>이 <구약>의 보여주고 있는 기록상의 차이를 일부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예 1: ר(레쉬)와 ך(카프)의 혼동
너는 바벨론 왕에 대하여 이 노래를 지어 이르기를 압제하던 자가 어찌 그리 그쳤으며 황금(מךהבה, 마드헤바) 성이 어찌 그리 폐하였는고(사 14:4, <맛소라>)
너는 바벨론 왕에 대하여 이 노래를 지어 이르기를 압제하던 자가 어찌 그리 그쳤으며 강포한(מרהבה, 마레바) 성이 어찌 그리 폐하였는고(사 14:4, <쿰란>)
(2) 예 2: <이사야> 28:20, 21의 경우 ב(베트)와 כ(카프)의 혼동
(3) 예 3: <이사야> 30:33의 경우 ה(헤)와 ח(헤트)의 혼동
(4) 예 4: <이사야> 5:29의 경우 י(요드)와 ו(와우)의 혼동
(5) 예 5: <열왕기 하> 20:4의 경우 ץ(차드)와 צ(아인)의 혼동
2) 철자의 위치를 변동시킴
이 실수는 모음이 없었던 경우에 더욱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서, <이사야> 9:18에서 <맛소라>와 <쿰란>은 각기 다음과 같은 위치 변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נצתם <맛소라>); (נתצם <쿰란>).
3) 동일하거나 유사한 두 개의 철자나 단어 혹은 구가 이어지는 경우 그중 하나를 빠뜨림(halography)
(1) 예 1: <호세아서> 4:19에 대한 두 사본의 상이한 기록. <맛소라> 본문은 “그들의 제사 때문에”(םתןחבזמ)로 기록하고 있는 반면, <칠십인역>은 “그들의 제단들 때문에”(םתוחבזממ)로 기록하고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מ”라는 글자 하나가 생략된 결과로 나타는 것입니다.
(2) 예 2: <사무엘상> 9:16의 경우. “나의 백성”(ימע)이 세 번 등장하고 있는데, <칠십인역>이나 <탈굼역>에는 “내 백성의 고통”(ימעינע)이 되풀이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비슷한 발음이 나는 단어들이 이어져 나타날 때 하나를 빠뜨리는 경우가 이 외에도 많습니다:
<이사야> 5:8의 경우: תיככתיכ (맛소라); תיתיכ (사해사본)
<이사야> 8:19의 경우: םייחהדעב(마소라); םייח דעב(사해사본)
4) 비슷한 어미를 가진 단어들이 반복되므로 인해서 단어, 구, 절 등을 생략하는 경우(homoioteleuton)
(1) 예 1: <사무엘상> 13:15의 경우. <맛소라>는 “길갈에서 기브아까지”(תעבג לגלגה-ןמ)라고 기록하고 있으나, <칠십인역>에서는 ‘길갈’이라는 단어 이후에 “그의 길로 갔다. 그러나 백성의 나머지는 병사들을 만나기 위해 사울을 따라 올라갔다. 그리고 그들은 길갈로부터 왔다”라는 내용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칠십인역>의 기초가 되었던 <히브리 사본>에는 한 절의 빠뜨림도 없었으나, <맛소라>는 필경하던 서기관이 한 정 정도를 빠뜨린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2) 예 2: 이러한 예는 <이사야> 4:5-6이나 <사무엘하> 15:20 등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5) 문장의 시작 부분에서 비슷한 단어들이 연속됨으로 인해서 한 문장이나 문장 대부분을 생략하는 경우
(1) 예 1: <사무엘상> 10:1의 경우. <맛소라>나 <탈굼> 및 <페쉬타> 등은 “주께서 네게 기름을 부으사 그 기업의 지도자를 삼지 아니하셨느냐?”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칠십인역>에서는 “그리고 너는 주의 백성을 통치할 것이요 너는 주위에 있는 그들의 적들의 손으로부터 그들을 구할 것이라. 그리고 이것이 너에게 표적이 될 것이라”는 문장 다음에 위의 <맛소라> 본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중복되는 문장, “주께서 지도자로 삼으셨다”의 사이에 있는 문장을 서기관이 빠뜨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6) 비슷한 철자, 단어, 구 등을 중복하여 기록하는 경우(dittography)
(1) 예 1: <열왕기하> 7:13의 경우. <맛소라>와 <탈굼>에서는 “여기에 남아 있는 자들이 온 이스라엘의 무리처럼 여행하는 것을 보는”이 두 번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만, <칠십인역>이나 기타 45여 종에 달하는 다른 사본에서는 한 번만 언급하고 있을 뿐입니다.
(2) 예 2: <이사야> 30:30의 경우. <맛소라>는 “그가 듣게 할 것이다”(עימשׂהו)로 기록하고 있는 반면에, <쿰란>은 “עימשׂהו עימשׂהו”으로 반복해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7) 낱말이나 문장을 잘못 띄어 쓰거나 잘못 붙여 쓰는 경우
(1) 예 1: <창세기> 49:19-20의 경우. <맛소라>는 19절에서 “발꿈치”(בקע)로 끝나고, 20절에서 “아셀로부터”(רשׁאמ)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칠십인역>, <탈굼>, <페쉬타> 등은 “그들의 발꿈치”(םבקע)와 “아셀”(רשׁא)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맛소라> 본문이 띄어쓰기를 잘못한 경우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2) 예 2: <이사야> 2:20 및 <예레미야> 2:21의 경우
(3) <아모스> 6:12의 경우. <맛소라>는 “사람이 소들로(םירקבב) 갈겠느냐”로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쿰란>에서는 “사람이 소로 바다를(םי רקבב) 갈겠느냐”로 읽을 수 있어, 이 역시 띄어쓰기를 잘못한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8) 비슷한 발음이 나는 단어들 혼동하여 기록하는 경우
(1) 예 1: <시 100:3>의 경우. “아니다”(אל)와 “그에게”(ול)의 상이한 기록.
9) 고대에 모음 역할을 하던 자음(א, י, ו)들이 남아 있어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1) 예 1: <이사야> 1:17, 23의 경우. 이 두 절에서 “םותי”가 “םותאי”로 기록되어 있는 경우
(2) 예 2: <이사야> 1:4의 경우. “ןוע” 대신에 “ןואע”로 기록하고 있음.
10) 모음을 잘못 붙인 경우
(1) 예 1: <이사야> 7:11의 경우. <맛소라>는 “구하라”(האָ)로 기록하고 있으나, <아퀼라>, <쉼마쿠스>, <데오도시온> 등의 헬라어 역본에서는 “깊은 곳에서”(ה)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3-1. 서기관들의 의도적인 본문 변경
<구약>을 필경하고 보존한 서기관들은 단순한 필경사라기보다는 학자였습니다. 이들은 필경 시에 본문의 의미가 명확하지 못하거나, 난해할 경우에, 또는 그 문맥이 부드럽지 못하다고 느껴질 때에는 그 뜻을 보다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본문 변경을 시도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자신들이 지닌 신학적인 이유 때문에 본문을 변경한 예들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1) 병행구절에서 단어나 구를 뽑아 융합시키는 경우
(1) 예 1: <레위기> 6:6의 경우. “그는 또 그 속건제를 여호와께 가져올지니 곧 너의 지정한 가치대로 떼 중 흠 없는 수양을 속건 제물을 위하여 제사장에게로 끌어올 것이요.” <맛소라>, <탈굼>, <페쉬타>, 그리고 후기의 <칠십인역> 등에서는 “제사장”이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사마리아 오경>이나 <칠십인역>의 <바티칸 사본>에는 이 단어가 없습니다. 아마 <맛소라> 편집자가 병행되는 <레위기> 5:18에 근거하여 이 단어를 첨가시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너의 지정한 가치대로 떼 중 흠 없는 수양을 속건 제물로 제사장에게 가져올 것이요, 제사장은 그의 부지중에 범한 허물을 위하여 속한즉 그가 사함을 얻으리라”(레 5:18).
2) 인물의 성품을 나타내는 수식어구의 삽입
(1) 예 1: “주께서 말씀하시기를”(הוהי רמא ה)이라는 구절의 삽입
(2) 예 2: 하나님에 대한 수식어구를 사용하는 경우로서, <맛소라>에 포함된 <예레미야>에서는 하나님에 대하여 “이스라엘의 하나님, 만군의”(31회), “만군의”(19회), “이스라엘의 하나님”(14회), “만군의 하나님”(1회) 등 도합 69회에 걸쳐 수식어구를 도입하고 있습니다만, 동일한 책을 포함하고 있는 <칠십인역>에서는 불과 19회 정도밖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맛소라>의 필경사들이 하나님의 성품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이러한 수식어구를 첨가시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주어나 목적어가 되는 이름을 첨가하는 경우
(1) 예 1: <맛소라>의 <예레미야> 본문에서는 여덟 군데에서 고유명사 ‘느부갓네살’(רצאנדכוב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27:6, 8, 20; 28:3, 11, 14; 29:1, 3), <칠십인역>에서는 여덟 군데 모두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7:8, 28:3, 29:1은 절 자체가 빠져 있습니다. <맛소라>에서 언급하고 있는 이름은 후대의 첨삭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같은 책의 다른 곳에서는 ‘느부갓네살’이 아니라 ‘느부가드레살’(רצארדכובנ)로 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4) 발음이나 의미가 비슷한 문장끼리 융합시키는 경우
(1) 예 1: <에스겔> 1:20의 경우. 여기서는 “그 영이 가고자 하는 곳마다”라는 구절이 두 번 등장하고 있습니다:
כלי תכלל חורה םשׁ היהי
תכלל חורה המשׁ
혹자는 이것을 한 구절을 두 번 기록한 실수로 간주합니다만, “םשׁ”와 “המשׁ”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비슷한 구절을 의도적으로 융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사본이나 역본 등에는 둘째 구절이 아예 생략되어 있습니다.
5) 동의어를 대용한 경우
(1) 예 1: <사무엘상> 20:34의 경우. <맛소라>나 <탈굼> 및 <페쉬타> 등은 “그리고 그가 일어났다”(םקיו)라고 기록하고 있으나, <쿰란>이나 <칠십인역>은 “그리고 그가 벌떡 일어났다”(גחפיו)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두 번째 동사는 빈번하게 사용되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맛소라>가 보다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동의어로 대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6) 본문의 전후 상황과 조화를 위해 내용을 수정하는 경우
(1) 예 1: <창세기> 2:2의 경우. <맛소라>나 <탈굼> 등은 “일곱째 날에 하나님께서 그의 일을 마치셨다”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서기관들은 하나님께서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는 내용과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 <사마리아 오경>, <칠십인역>, <페쉬타> 등은 “일곱째”를 “여섯째”로 변경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여기서 <맛소라> 본문이 틀렸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맛소라>의 본문을 “일곱째 날까지에 걸쳐 하나님께서 그의 일을 완성하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7) 신학적 및 교리적 이유로 수정하는 경우
(1) 예 1: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이 평범하거나 악한 사람의 이름 속에 포함되어 있을 때, 그것을 ‘브엘’(לעב)로 대체하는 경우. <맛소라>의 <사무엘하> 5:16에는 ‘엘야다’(עדילא)가 <역대기상> 14:7에서는 ‘브엘야다’([d;y;l][,B)로 수정되어있고, <사무엘하> 2:8의 ‘이쉬보세트’(tv,B-vya)가 <역대기상> 8:34와 9:4에서는 ‘메리브바알’(l['B' byrim)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 예 2: 서기관들의 수정. 즉 <맛소라> 학자들이 <구약>에서 18군데를 변경시킨 경우를 말하는데, 하나님을 모독할 수 있다고 간주되는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수정한 것을 두고 이르는 말입니다. 예컨대, <창세기> 18:22의 경우 대부분의 고대 사본들은 “여호와가 아브라함 앞에 서다”로 기록하고 있으나, 서기관들은 이 표현이 마치 하나님이 ‘아브라함’ 앞에 예배드리기 위해서 섰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 하여 “아브라함이 여호와 앞에 서다”로 바꾸어버렸습니다. 또 다른 예로써, <욥> 7:20의 경우 <맛소라>는 “나로 과녁을 삼으셔서 나에게(ילע) 무거운 짐이 되게 하셨나이까?”로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서기관들은 사람이 자신에게 짐이 된다는 표현은 하나님의 명예를 저하시키는 것이라 하여 당신께(ךילע)로 변조하여 읽었습니다. 서기관들의 수정에 대한 또 다른 예는 “신인동형론적 표현”을 제한시킨 경우를 말합니다. 예컨대, <스가랴> 2:8의 경우 “무릇 너희를 범하는 자는 나의 눈(יניע)의 동자를 범하는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서기관들은 이를 하나님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이라 하여 그의 눈(וניע)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전체적으로 서기관들의 수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창 18:22; 민 11:15; 12:12; 삼상 3:13; 삼하 16:12; 20:1; 왕상 12:16; 대하 10:16; 렘 2:11; 시 106:20; 호 4:7; 겔 8:17; 합 1:12; 슥 2:12; 말 1:13; 욥 7:20; 32:3; 애 3:20.
4. 본문비평을 위한 자료들
본문 비평을 위한 자료는 크게 고대 <히브리어 사본>과 <고대 번역본>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며, 좀 더 세분하면 현대의 <히브리어 성경>와 제반 <번역서>로 나눌 수 있습니다.
4-1. 히브리어 고대 사본들
1) <맛소라> (Masoretic Text, MT)
주후 500-1200년 사이에 걸쳐 ‘유대’인 학자(‘맛소라’ 학자로 불림)들이 필경하고 보존해 왔던 <구약 성경> 사본으로 최고의 권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들 학자들의 주요 활동을 열거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음으로만 보존되던 <구약 성경> 본문에 모음을 첨가함
둘째, 특정 본문을 기록된 것(Kethibh)과는 다르게 읽도록(Qere) 보기를 제시함
셋째, 서기관 수정을 시도함(Tiqqune Sopherim)
넷째, 일부 구절들을 생략해서 읽도록 권장함(Itture Sopherim)
다섯째, 약 350여 군데에서 본문 곁에 ‘맛소라’ 관주를 달아 보다 적합한 단어로 추정되는 것(sebirin)을 제공함
여섯째, 각 책들을 개방단락(parashoth)과 폐쇄단락(setuma)과 세다림(sedarim)으로 나눔
일곱째, 본문의 옆과 아래 및 각 책의 끝에 학자적 연구 결과를 관주(masora)로 소개함. 본문 옆에 있는 ‘맛소라’는 ‘소맛소라’(masora parva)로써 기록상의 변조 가능성이 보이거나 달리 읽혀질 가능성이 있는 단어나 구에 대한 설명을 첨가하고 동시에 흔히 등장하는 단어의 빈도수를 언급함 본문 아래에 있는 것은 ‘대맛소라’(masora magna)로써 독특한 형태의 단어가 다른 곳에서도 사용될 때 그 실례를 소개함. 그리고 각 책의 끝에 있는 것은 ‘종결 맛소라’(masora finalis)로써 본문에 언급된 바 있는 ‘맛소라’들을 알파벳 순서대로 다시 정리한 것임.
흔히 서기관들(sopherim)로 불리기도 하는 ‘맛소라’ 학자들이 <성경> 연구와 보존에 기울인 노력과 정열은 실로 지대한 것이었습니다. 흔히 이들을 “셈하는 자”로 부리기도 하는데, 그것은 이들이 실제 본문의 철자 수와 단어 수를 일일이 셈을 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들은 <오경> 안에 있는 자음의 수, 단어의 수, 문단 단락의 수, 그리고 특정 단어나 구의 빈도 수를 일일이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레위기> 11:42에 등장하는 “배”라는 의미의 단어 ‘가혼’(@/hG) 중의 철자 ‘/’가 <오경>의 한 가운데 있는 자음이며, <레위기> 10:16의 ‘שרד שורד’가 <오경>의 한복판에 있는 단어임을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각 책에 몇 개의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본문의 끝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중세 시대에 ‘맛소라’ 학자들이 사용한 본문은 주전 1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흔히 <원 맛소라>로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본문은 자음으로만 기록되었으며, <사마리아 오경>이나 <칠십인역>의 배경이 되었던 <히브리 사본>과 <쿰란 사본>들보다 더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현존하는 <맛소라 사본>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Aleppo Codex (A): 1947년 UN이 ‘유대’인의 국가 승인을 선포함에 따라 유발된 반 유대인 폭동이 있기 전까지는 <구약> 전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으나, 폭동 이후 ‘알렙포’에 있는 회당이 파괴되던 당시 1/4 정도가 소멸되어버렸습니다. 이 사본의 끝 부분에 ‘아론 벤 모세 벤 아세르’(Aaron ben Moses ben Asher)는 관주(맛소라)와 모음에만 관여했지 사본을 직접 기록한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본은 ‘예루살렘’에 있는 ‘히브리’ 대학교에서 출판하려고 하는 <히브리 성경>의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2) Leningrad Codex (B19 혹은 L): <구약> 전체 본문을 담고 있는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사본>입니다. 이 사본의 끝 부분에는 ‘아론 벤 모세 벤 아세르’의 교정에 따라 ‘요셉 벤 사무엘’이 1008년에 기록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사본은 현재 출판되고 있는 <히브리 성경> 중에 <Biblia Hebraica>의 기초가 되고 있습니다.
(3) Cairo Codex (C): 이 사본의 <예언서>에 해당되는 부분이 ‘카라이트’ 분파 회당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기록은 주후 895년에 ‘티베랴’에서 ‘벤 아세르’가 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4) British Museum Codex Or. 4445.: 대영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사본은 10세기에 ‘벤 아세르’가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현재 남아 있는 부분은 <창세기>39:4에서 <신명기> 1:33까지입니다.
2) <사마리아 오경> (the Samaritan Pentateuch, SP)
‘사마리아’ 공동체가 ‘예루살렘’에서 최종적으로 분리되었을 때 ‘사마리아’인들이 독자적으로 지니고 있었던 <히브리 사본>을 말합니다. 이러한 분리는 대략 주전 4-2세기경에 일어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사본은 1616년에 ‘피에트로 델라 밸리’(Pietro della Valle)가 발견하였습니다만, 오래 동안 독자적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혹자는 이 사본은 단지 <맛소라>사본을 ‘사마리아’인들의 언어와 사건으로 교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사본의 독자성이 인정받기에 이른 것은 19-20세기 사이에 ‘가이거’(A. Geiger)나 ‘칼레’(P. Kahle)등의 학자들이 <사마리아 오경>과 <맛소라>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한 이후였습니다.
두 사본은 약 6,000여 군데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중 대부분은 미미한 차이입니다만, 적어도 1900군데가 <맛소라>와 다른 반면 <칠십인역>과는 일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사마리아 오경>와 <맛소라>의 원래의 전승이 서로 달랐을 것임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사마리아 오경>의 특징은 원래의 전승을 보다 보편화시킨 채로 개정했다는 점입니다. 문맥의 조화나 문장의 명료성에 있어 <맛소라>의 본문보다 길며, 전치사나, 접속사, 단어 등을 첨가하고 있습니다.
3) <사해 사본> (the Dead Sea Scrolls)
<쿰란 사본>으로 부르는 두루마리들과 단편 사본들이 1947년 사해(死海) 근처의 여러 동굴들과 유대 광야에서 발견되었다 하여 <사해 사본>으로 부릅니다. 첫 발견 이후 1956년까지 190여 개에 달하는 두루마리들이 인근 11개의 동굴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두루마리의 이름은 그것이 발견된 동굴의 이름을 따른 것입니다: 4QDeutq.
<쿰란 사본>의 발견으로 <구약>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본들의 가치는 그동안의 <구약> 연구에 독보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던 <맛소라> 사본에 비해 시기적으로 약 천 년을 앞서는 것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사본이며, 대략 주전 3-1 세기 사이에 기록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본의 발견으로 <칠십인역>의 정확성이 입증 내지는 강화되었으며, 여러 다른 <칠십인역>들 간의 비교 연구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출판된 문서들을 분류해 보면, <구약> 본문들, <구약>의 주석서들, <외경>과 <위경>, 그리고 ‘쿰란’ 공동체의 문서 등 네 가지가 있습니다. 특히 열한 개의 ‘쿰란’ 동굴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사해 사본>은 <에스더>를 제외한 모든 <구약>의 단편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992년 현재 발견된 두루마리의 수와 책 이름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그런데 일부 사본들은 그 내용이나 형태 면에서 <맛소라> 사본과 가깝고, 또 다른 일부 사본들은 <칠십인역>이나 <사마리아 오경>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볼 때, <사해 사본>이 지니는 중요성은 그 속에 여러 개의 전승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즉 <사해 사본>은 <성경> 본문의 전승 과정에서 통일성보다는 다양성이 먼저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4-2. 고대 번역본들
1) <칠십인역> (the Septuagint LXX)
이것은 <히브리 성경>의 ‘헬라’어 번역판으로서, 본문비평에 있어 가장 중요한 번역본입니다. 그 이름은 아마 ‘아리스테아스’의 편지(the Letter of Aristeas)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프톨레미 필라델푸스’ 왕(주전 295-247)의 지시로 ‘예루살렘’으로부터 모인 72명의 학자들이 72일 만에 <오경>을 완벽하게 ‘헬라’어로 번역했다고 합니다.
비록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허구이기는 하나, 그것이 번역된 시기에 관해서는 일반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아마 주전 3 세기경에 ‘알렉산드리아’에서 여러 번역자들이 <율법서>를 가장 먼저 번역하였으며, 주전 2 세기에는 <예언서>를, 그리고 주후 1 세기에는 다른 부분들을 모두 번역한 것 같습니다.
이 번역본의 중요성은 내용에서 <맛소라>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은 두 개의 전통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암시해 주는 것입니다. 예컨대, <예레미야>의 경우 <칠십인역>의 본문이 <맛소라>에 비해 약 1/8 정도가 짧으며, <욥기>의 경우는 약 1/6 정도가 짧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칠십인역>은 ‘이집트’에 살고 있던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헬라주의적” ‘유대’교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번역본은 초대 기독교인들의 표준적인 <구약>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칠십인역>이 주후 300년경에는 ‘콥틱’어로, ‘에티오피아’어로 번역되었으며, 주후 5 세기경에는 ‘알마니아’어 등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2) <탈굼> (Targum, T)
이것은 <히브리어 성경>의 ‘아람어’ 번역판으로서, 본문 연구에 있어 <칠십인역>보다는 다소 덜 유용합니다(‘탈굼’은 ‘아람’어로 번역이라는 뜻입니다). <탈굼>은 번역한 <성경>의 본문에 따라 네 가지 종류가 알려져 있습니다: (1) ‘옹켈로스 탈굼’(Targum of Onkelos); (2) ‘네오피피 탈굼’(Targum of Neofiti); (3) ‘예루살렘 탈굼’(Jerusalem Targum); (4) ‘요나단 탈굼’(Targum of Jonathan).
이들의 기록 연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견해가 다릅니다만, 대개 주후 2-3 세기 사이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페르샤’ 제국 시대에 대다수의 유대인들은 ‘히브리’어와 ‘아람’어를 동시에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회당에서는 ‘히브리’어 <성경> 낭독 후에, ‘아람’어로 통역하는 관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경>의 경우 낭독하는 매 절마다, 그리고 <선지서>의 경우 매 세 절마다 ‘아람’어로 통역하는 관습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랍비’들은 적어도 <오경>에 대해서 안식일 예배 때에는 문서화 된 <탈굼>의 사용을 금했으나, 개인적인 연구나 학교 교육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은 허용하였다고 합니다. ‘옹켈로스 탈굼’은 “신인동형론적” 표현을 조정한 것 외에는 문자적 번역에 치중하였으며, 반대로 ‘네오피피 탈굼’이나 ‘예루살렘 탈굼’은 ‘히브리’ 본문보다 문장을 늘여서 번역하고 있습니다. ‘요나단 탈굼’은 <전후기> 예언서들을 담고 있는데, ‘옹켈로스 탈굼’에 비해서 더 많은 의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아람어’ 번역서들은 ‘히브리’ 본문을 보다 자유롭게 번역하였으며, 주해나 부연 설명, 그리고 의역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3) <페쉬타> (Peshita, S)
“간단함”이란 뜻을 지닌 <페쉬타>는 <히브리 성경>의 고대 ‘시리아’ 번역판입니다. 가장 오래된 것은 주후 2 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내용이나 형태에 있어 <칠십인역>보다는 <맛소라 사본>을 더 따르고 있는데 특히 <오경>의 번역에 있어서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나 후대의 ‘시리아’ 번역서들은 <칠십인역>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4) 기타 헬라어 번역판들
대표적인 ‘헬라’어 번역판들의 번역 시기와 번역자들은 아래와 같은데, 이들은 <칠십인역>이 “헬라주의적” ‘유대’교 정신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 것에 대응하여 기록한 것들입니다:
(1) 주후 130년의 ‘아퀼라’(Aquila)의 번역본
(2) 주후 2 세기말의 ‘테오도티온(Theodotion)의 번역본
(3) 주후 3 세기의 ‘심마쿠스’(Symmachus)의 번역본
이들 중 ‘헬라’계 ‘유대’인 ‘아퀼라’는 매우 기계적이며 문자적인 번역을 시도했으며, ‘테오도티온’은 <히브리 성경>과 <칠십인역>을 비교하는 가운데 번역하였으며, “에비온 파” 기독교도였던 ‘심마쿠스’ 역시 고급 ‘헬라’어를 구사했습니다.
또 다른 ‘헬라’어 번역본으로 ‘오리겐’(Origen; 주후 185-252)의 <헥사플라>(Hexapla)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본문을 나열하면서, <히브리 성경> 본문, <칠십인역> 본문, <아퀼라> 역본, <심마쿠스> 역본, 자신이 수정한 <칠십인역> 역본, 그리고 <테오도티온> 역본 순서로 배열하였습니다.
이들 역본 외에도 본문 비평에 사용할 수 있는 ‘헬라’어 역본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 역본은 주후 4 세기에, 그리고 나머지 두 역본은 주후 5 세기에 출판되었습니다:
(1) <바티칸 사본>(Codex Vaticanus)
(2) <시나이 사본>(Codex Sinaiticus)
(3) <알렉산드리아 사본>(Codex Alexandrinus)
5) <벌게이트>(Vulgate)
이것은 <히브리 성경>의 ‘라틴’어 번역본으로서, 주후 382년 ‘제롬’(Jerome)이 교황 ‘다마수스’(Damasus) 10세의 위탁을 받아 출간한 것입니다. 그가 참고한 역본들은 <칠십인역>, <아퀼라>, <테오도티온>, <심마쿠스> 등으로서, 동시에 ‘유대’교 ‘랍비’들의 자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책의 완성은 405년에 이루어졌는데, 1545년 ‘트렌트’ 종교회의에서 ‘로마 카톨릭’ 교회의 공식적인 <구약>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4-2. 현대 <히브리 성경> 및 번역본들
아래 열거한 것들은 대표적인 <히브리 성경> 및 번역본들입니다:
(1) BHK(Biblica Hebraica, 제 3판이 1937년에 출판됨)
(2) BHS(Biblica Hebraica Stuttgartensia, 1967년 출판)
(3) KJV(King James Version)
(4) RSV(Revised Standard Version)
(5) NEB(New English Bible)
(6) Jerusalem Bible
(7) <한글 개역성경>
(8) <공동번역 성경>
BHK와 BHS는 <맛소라> 본문과 그에 대한 관주 즉 ‘맛소라’를 담고 있는 현대의 <히브리 성경>입니다. 이들 <성경>의 편집자들은 고대의 사본들과 번역서들이 <맛소라> 본문과 차이를 이루는 부분에 대하여 비평적 관주를 첨가하고 있습니다. ‘키텔’이 편집한 BH 제 1, 2편은 ‘야곱 벤 하임 벤 아도니아’가 편집하였고, 1524년 ‘다니엘 봄베르그’(Daniel Bomberg)가 ‘베니스’에서 출판한 제 2의 <랍비 성경>에 기초한 것입니다. 그런데 ‘야곱 벤 하임’은 어떤 하나의 사본을 따르지 않고 이수 가능한 모든 사본을 참조하여 절충된 본문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절충된 본문들은 대부분 14-16세기에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으로서, 후대의 사본들입니다. ‘키텔’은 1926년 <레닌그라드 사본>을 토대로 BH 제 3판(BHK3)을 편집하기에 이릅니다. BHK1과 BHK2의 본문이 16세기에 통용된 것에 기초하여 편집한 것이라면 제 3판과 BHS의 본문은 몇 세기 거슬러 올라간 10-11 세기의 것입니다. <레닌그라드 사본>이 완전한 <히브리 성경>의 가장 오래된 사본이라는 점과 그것이 10 세기에 인정받았던 <벤 아세르> 본문 가운데 대표적인 것임을 고려할 때, BHK3와 BHS의 출현은 현대 본문 비평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본문 비평 작업의 순서는 먼저 BHK3와 BHS의 본문을 해석하고, 다음에 <칠십인역>, <탈굼>, <벌게이트> 등과는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맛소라 사본>의 대 관주와 소 관주 등과의 비교 연구를 하는 순서입니다(보다 상세한 방법론에 대해서는 추후 설명할 것임). 그런데 현재 ‘히브리’ 대학에서는 <레닌그라드 사본>보다 그 이전에 완성된(주후 930년 경) <알렙포 사본>에 근거한 <히브리 성경>을 발간하고 있는 중입니다.
본문비평 연구에 있어 근대와 현대의 번역서들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영어 번역 중에서 KJV, RSV, NEB, Jerusalem Bible, Anchor Bible 등은 각 성경 번역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의 학문적, 신앙적 경향에 따라 독특한 면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611년 완성된 KJV는 수세기가 지나는 동안 각 시대에 맞도록 단어들에 대한 현대화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그 결과 출판된 번역판들로서 ERV (English Revised Version, 1885), ASV (Ameircan Standard Version, 1901), RSV (Revised Standard Version, 1952), NASV (New American Standard Version, 1971) 등이 있습니다. RSV는 1901년 교정판인 AS를 다시 현대적으로 교정한 것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개신교 학자들이 KJV와 ASV 및 기타 <히브리어 사본>, <헬라어 사본>에 근거하여 번역한 것입니다. 그런데 RSV는 판이 거듭될수록 구미의 개신교 학자들과 카톨릭 학자들이 번역위원으로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RSV 번역 중에도 ‘옥스포드’ 대학 출판부에서 출간한 <외경을 포함시킨 옥스퍼드 주석 성경>(The New Oxford Annotated Bible with the Apocrypha)는 본문비평에 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예루살렘 성경>은 프랑스의 ‘카톨릭’ 학자들이 번역한 것이며, NEB는 영국의 여러 교단이 공동 지원한 것으로서 KJV의 전통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Anchor Bible>은 여러 나라의 개신교, ‘유대’교, ‘카톨릭’ 학자들이 번역한 것으로 고대 번역본을 비교 연구한 결과로 완성한 번역본인데 50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세 덧붙여 <성경>의 내용을 현대의 평범한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번역본들도 있는데, <Good News Bible>(1976)이 그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본문비평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번역본입니다.
이외에도 개인이 번역에 전념하여 완성한 번역본들이 있는데, <Tyndale Bible>(1529), <Coverdale Bible>(1535), <Matthew Bible>(1537), <Moffat Bible> 등이 있습니다.
한국어로 된 번역서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1956)과 <공동번역>(1977)입니다. <개역성경>으로 통칭되는 <성경전서 개역 한글판>은 공인번역위원회가 출간한 1900년의 <신약전서>와 1911년의 <구약전서>를 대한성서공회가 1956년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편집과 번역을 거듭한 결과 출간한 결정본입니다. 대한성성공회가 1977년 출간한 <공동번역>은 한국의 개신교와 ‘카톨릭’의 학자들이 번역에 공동으로 참여하여 내놓은 것으로서, 이 때 기초가 되는 본문은 <신약>으로는 연합성성공회(the United Bible Socities)에서 출간한 <헬라어 신약성서>(the Greek New Testament>이고 <구약>은 ‘키텔’이 편집한 BHK3입니다. 이것은 <개역성경>의기초가 되었던 본문과는 다른 원어 본문이 <공동번역>에 사용되었다는 점을 말하며, 따라서 두 번역서의 차이를 찾아내는 것이 본문비평의 한 작업일 수 있습니다. <공동번역>의 번역 원칙은 축자역이나 “형식적 일치의 원칙”(formal correspondence translation)이 아니라, 본문의 내용을 현대의 독자들에게 보다 쉽게 전달하는데 역점을 둔 “원동적 동등 원칙”(dynamic equivalence translation)이었습니다. 그 결과 원어의 의미나 문법적 구조와는 거리가 있는 번역이 많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어 구약성경>이나 <헬라어 신약성경>에 나타나는 문학적, 시적 형태를 그래도 살려주고 있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성경>의 의미를 쉽게 이해하는 데 역점을 둔 번역서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개신교 진영에서는 <개역개정 성경>이 추가되어, 대부분의 교단에서 예배 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성경>으로 채택한 바 있으며, ‘카톨릭’ 교단에서는 독자적인 번역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5. 본문비평의 방법
대다수의 학자들이 동의하는 본문비평의 방법과 원칙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히브리어 성경> 중에서 가장 신빙성이 있는 <맛소라 사본>으로 시작하라.
2) <맛소라>가 다른 사본들이나 고대 번역본들과 차이가 없을 때에는 <맛소라> 본문이 원래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라.
3) <맛소라> 본문의 의미가 불분명하거나 오류가 섞여 있다고 추정되면 다른 사본이나 역본을 참고하라.
4) <맛소라> 본문의 의미가 분명하고, 다른 사본이나 역본의 의미가 불분명할 때에는 <맛소라>를 우선으로 한다. 다른 사본이나 역본들이 오류의 흔적을 보이지 않을 때에도 <맛소라>를 더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아래의 원칙도 함께 고려한다.
5) 언어나 주제의 관점에서 보다 난해한 본문이 원래의 형태에 더 가까운 것으로 간주한다.
6) 일정한 본문에 대하여 내용이 다른 여러 개의 사본이 역본이 있을 때, 보다 포괄적이고 다양한 설명이 가능한 본문이 더 오래된 것이다: (예) <사무엘상> 2:11.
(1) ‘엘가나’가 돌아갔다: <맛소라>; <탈굼>; <벌게이트>
(2) 그들이 돌아갔다: <칠십인역> 이것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그의 아내도 함께 갔다는 의미로 포괄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하여 <칠십인역>은 “그들이 돌아갔다”로 변조시키고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3) 그녀가 돌아갔다: <칠십인역>의 <알렉산드리아 사본>
7) 짧은 본문이 더 원형에 가깝다. 그 이유는 후대의 서기관들이 본문을 줄이기보다는 더 늘리는 경향이 있다는 견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8) 언어학적으로 문맥 상, <맛소라> 본문이 다른 사본이나 역본들에 비해 신빙성이 떨어질 경우에는 <맛소라> 본문을 그에 따라 수정한다.
9) <맛소라>를 포함한 다른 사본이나 역본들이 모두 이해가 되지 않을 때에는 추정에 의하여 본문 수정을 하든지, 또는 해결 불가능한 것으로 규정한다.
위에서 규정한 일반적인 본문비평의 원리들에 근거하여 실제적인 비평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BHK3나 BHS 본문을 해석하라.
2) 그 본문과 관계된 BHK3나 BHS의 관주를 풀이하라.
3) BHK3나 BHS 관주에서 소개되지 않은 고대 사본이나 고대 역본들 중에서 <맛소라> 본문과 내용을 비교하여, 그 차이점을 찾아라.
4) 다른 사본이나 역본의 내용은 어떤 경로로 나타나게 되었는지 추정하라.
5) 언어학적으로나 문맥적으로 <맛소라>를 택할 것인지, 다른 사본이나 역본을 택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그에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라.
6) 이 시점에서 다른 본문비평학자들의 견해를 참고하라.
7) 이 연구에서 도출된 가장 적절한 본문을 소개하라.
8) 상기 연구를 바탕으로 현대의 여러 번역본이나 주석서의 정당성을 비교하라.
6. 본문비평의 가치
본문비평의 주안점은 <성경> 본문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문에 무엇이라고 기록되어 있는가?”에 있습니다. 본문을 제대로 알기 전에 해석을 한다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본문비평의 가치에 대해서 ‘폴쯔’(P. Voltz)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본문비평이 없이는 <구약> 종교의 참된 이해가 불가능하며, 또한 참된 구약신학도 있을 수 없다. 누구든지 본문비평을 보다 심도 있게 시도하면 신학과 본문비평은 서로 다른 두 영역이 아니라 깊은 면에서 상호 의존적임을 알게 된다.
원고에 실린 그림
원고 속 자리를 확인하지 못한 그림을 모았습니다.



원문을 살려 옮겼고, 오타와 연락처만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