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
이스라엘아, 들어라
김태정 목사신명기 6:4-9약 6분 분량
이제 우리는 다시 새로운 한 해의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천 년을 맞이한 지도 벌써 십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십년 전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결심하고 기도한 내용이 혹시 있었으며, 그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십니까? 글쎄요, 시간이란 것이 어떤 불연속적인 사건이나 고립된 어떤 물리적 양도 아니며, 더욱이나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 긴 천 년마저도 하루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 두 천 년에 걸쳐서 살 수 있게 된 것도 아무나 갖게 되는 특권은 아닌 듯합니다. 나는 이 새 천 년을 전후한 며칠을 병원에서 아내와 함께 맞기는 했지만, 나도 남들처럼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와 소망도 가져 보았고, 남은 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도 하면서 보냈습니다.
이 나이에 무슨 새로운 꿈인가 하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성경은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고 강조하고 있고, 바울 사도 역시 하나님께서 우리가 소원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기뻐하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빌 2:13). 이러한 성경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우리 인간은 어차피 항상 미래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국가는 국가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비전이나 전략을 세우느라 온갖 지혜와 지식을 짜내고 있는 모습들입니다.
굳이 전문가의 견해를 빌지 않더라도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는 엄청난 변화와 도전의 시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도전의 파도는 특히 우리나라에 강하게 밀어닥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것도 우리 스스로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부의 강요에 의해서 변화를 요구받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識者들은 오늘날 우리의 시대적 상황이 구한말의 그것과 너무나 흡사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수구와 폐쇄의 빗장을 열고,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에 동참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현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도대체 세계인이 된다는 말은 무엇을 뜻합니까? 그것은 보편타당한 정상인이 된다는 말 아닙니까? 그래서 어디를 가드라도 의식이나 행동이 공유되고 인정받는 인격적 존재가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인격적 존재가 된다는 의미 뒤에는 자유와 책임의 상관관계를 정확이 이해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조금 뒤 다시 말씀드리기도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직도 세계인이 안 되었단 말입니까? 지난 10년동안 우리는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세계시민이자 문명인처럼 행세하며 살아왔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세계 10대 교역국이 되어 여러 국제기관에 중요한 회원국으로 참가하여 당당한 지위나 발언권을 확보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부의 경우는 의장국이 되기도 했습니다. 국제 스포츠 계에서도 88올림픽 이후 한국은 영향력 있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올림픽 위원을 두 사람이나 확보하고 있는 얼마 되지 않는 국가가 되었고, 그 유명한 국제축구연맹의 부회장도 우리나라 사람입니다. 조만간 회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강력하게 나돌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세계인들이 볼 때 한국은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엄청난 부흥을 이룩한 경이와 기적의 나라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적은 없었습니다. 그것은 환상이자 신기루였음이 이제 속속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세계인이 바라보는 한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한 마디로 졸부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부정직하며, 파렴치하며, 공동체 의식이라고는 도무지 찾아 볼 수 없는, 아주 저질스럽고도 반문명적인 족속이라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한국을 대표하는 한 단어가 있다면, 한국은 거짓말과 사기군의 천국이라는 것입니다. 조그만 구멍가게 장사꾼으로부터 국가의 공식적인 통계발표에 이르기까지 온통 거짓과 사기뿐이라는 것입니다. 한 극적인 예가 우리나라의 총 외채 규모를 우리나라가 아닌, IMF가 발표하고 나서야 비로소 세계은행들이 한국에 대한 지불유예와 투자희망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그동안 세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우리 식 사고와 관행을 고집하면서 소집단주의 속에 살아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그동안 엄청난 물질적 부흥을 정신적 부흥과 연계시키지 못한 탓에 세계인이 되기는커녕 세계의 변방인이 되어 어린아이처럼 살아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와 도전의 때가 온 것입니다. 특히 이 나라 백성이자,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분명한 역사의식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 하겠습니다. 이처럼 격동하고 급변하는 시대를 맞아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역사의식이란 과연 무엇입니까? 나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겠습니다.
첫째, “나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自意識에 관한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우리 삶의 목적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좀 어려운 말로 “존재론적 질문”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이 질문이야말로 우리가 무엇인가를 행하기 전에 가장 먼저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자는 무슨 일을, 어떻게, 그리고 왜 행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게 제대로 되어있지 않는 사람은 늘 헷갈리며, 엉뚱한 일을 저지르고, 이랬다저랬다 일관성이 없습니다.
두 번째로 물어야 할 질문은 당연히, “그러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윤리, 도덕론적 질문”이라고 부릅니다. 이 질문을 통해서 우리는 구체적인 삶의 목표들을 세우게 됩니다. 즉 내가 과연 무슨 꿈을 지녀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겠는가에 관한 목표들을 말합니다: (1) 2000년의 하루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며 살아갈 것인가? (2) 한 주간은 어떻게 보낼 것인가? (3) 한 달은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리고 (4) 올 한 해의 목표는 무엇으로 잡아야 하는가?
나는 오늘의 본문을 통해서 이 두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나와 교회를 위해서 말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21세기를 향한 비전과 관련해서 오늘의 본문을 선택한 것은 아주 적절하다 하겠습니다. 우선 본문을 포함하고 있는 신명기는 그 첫 시작이 “하나님의 말씀은 이러 하니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우리가 무엇인가 계획을 세우고 행동을 하려 할 때 그 모든 지침이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신명기>의 중요성이 있습니다. 사실 구약 전체의 가르침이 신명기의 말씀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명기는 유대교의 전통과 관습을 형성시킨 가장 중요한 책입니다. 이스라엘의 교육을 위한 공과 책이라는 말입니다. 이 속에 십계명이 있고, 십계명의 핵심사상이 오늘의 본문 속에 들어있습니다. 특히 “쉐마”(들어라)로 알려져 있는 이 본문은, 이스라엘의 종교의 가장 기본적인 진리와 의무사항을 담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성경 전체적으로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계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쉐마를 언급하셨습니다(막 12:29-30; 마 22:37; 눅 10:27).
쉐마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4-5절): (1) “하나님은 누구신가?”; (2) “그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에게 과연 무엇을 요구하시는가?” 바로 이 두 주제야말로 조금 전에 우리가 새 천 년의 話頭로 던졌던 두 질문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나머지 네 절(6-9절)은 이 두 주제와 이스라엘 공동체와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쉐마는 이처럼 그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서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하고도 특별한 민족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그들의 하나님이 누구인가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이스라엘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진리는 그들의 신은 ‘야훼’라고 부르는 신이고, 그들은 그의 백성이라는 사실입니다. ‘야훼’는 누구입니까? 이 이름으로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신이라고 ‘쉐마’는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약>의 다른 곳에서는 그가 곧 “스스로 존재하는 자”로서 천지만물의 창조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야훼’가 이스라엘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쉐마’는 그가 이스라엘의 주인이라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관련해서 등장할 때마다 상기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는 “언약”이라는 단어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언약은 단순한 약속이나 계약이 아니라, “피로 맺은 영원한 약정”을 말합니다. 바로 이런 관계로 두 인격체가 맺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원문을 살려 옮겼고, 오타와 연락처만 정리했습니다.